최근 전 세계적으로 자원고갈 문제와 환경오염 문제가 서로 맞물리면서 각 국별로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수출입 교역에서 각종 환경규제와 같은 비관세 장벽을 통해 환경오염 예방에 안간힘을 쓰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미 보편화된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을 위한 세계 각 국의 이같은 몸부림은 당연한 현상으로 볼 수 있지만 `새로운 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기업들의 개발을 억제하고 소비행태를 바꾸는 방법' 이외에 자원의 순환율을 높이는 것이 훌륭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자원 빈국이면서도 에너지소비량 세계 10위,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9위의 에너지 다소비 국가인 우리나라로써는 보다 적극적인 자원순환에 나설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재제조란 무엇인가=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재(再)제조(Remanufacturing)라는 것입니다. 이 개념을 재활용(Recycling), 재사용(Reuse)과 비교하면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재활용'은 기본적으로 원료의 재활용을 말합니다. 즉 사용가치가 떨어진 사용 후 제품을 분쇄하고 녹여서 원료상태로 재생하는 것입니다. 이 때 다시 제품 상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일반 제조공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자원재생 방법 중 가장 먼 길을 돌아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재사용'은 사용한 제품을 별도로 가공하지 않고 단순히 세척해 바로 사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재활용과 반대로 자원재생 중 가장 가까운 길을 걷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제조'는 바로 재활용과 재사용의 중간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사용 후 제품 혹은 부품을 해체해 세척 및 가공하고 다시 조립해 신제품과 유사한 상태로 만들어 재상품화하는 것입니다. 재활용에 비해 제품완성에 이르는 과정이 효율적이고 재사용에 비해 완성제품의 성능이 월등히 높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재제조의 자원절감 효과는 신상품 제조와 비교할 때 더욱 돋보입니다. 대표적인 재제조 제품인 자동차 교류 발전기의 경우 신상품 제조와 비교해 14% 정도의 에너지와 12% 정도의 재료 밖에 사용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 완성품은 신상품과 비교해 거의 차이가 나질 않습니다.
물론 사용 후 제품을 세척하고 수리해 사용하는 `재사용'은 에너지와 재료 소모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재사용'이 더 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수리 및 보수를 통한 재생으로는 단순히 제품의 수명을 조금 더 연장하는 수준에 그칠 뿐입니다. 이에 반해 `재제조'는 제품에 새로운 수명주기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즉 수명이 5년인 제품을 수리하면 단순히 2~3년 정도 더 쓰고 폐기하는 반면 재제조를 하게 되면 다시 5년이라는 수명을 새롭게 얻게 되고 나중에 또다시 동일한 수명주기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경제적ㆍ환경적 효과 매우 높아=재제조 분야의 창시자인 독일의 롤프 슈타인힐퍼(Rolf Steinhilper)는 지난 2005년 9월 세미나 참가차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도 재제조 산업을 적극 육성하는데 나서야 한다. 재제조 산업은 단순히 환경규제에 대한 방어적 대응 차원을 넘어서 가격경쟁력 확보 등 냉혹한 시장 메커니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길"이라며 재제조의 중요성을 설파한 적이 있습니다.
재제조를 통한 경제적, 환경적 효과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갈수록 원유공급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고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에너지 및 원자재 소비절감의 필요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 대기환경 보전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폐기물 처리의 어려움도 증대되고 있습니다. 또 EU를 중심으로 한 제품 환경규제가 새로운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대두되면서 이에 대한 대응수단으로써 재제조의 필요성을 한층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자원순환형 재제조 산업을 활성화시킨다면 에너지 및 자원을 신제품 생산에 비해 80~90%까지 절감할 수 있으며, 신규 고용창출 효과와 수출산업으로써의 발전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국가청정지원센터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엔진부품의 경우 사용 후 연간 발생량이 1만톤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재제조 능력은 1일 10명 투입 기준으로 500㎏에 달하며 고용창출 효과도 연간 660명에 달합니다. 신제품 제조와 달리 해체, 세척 등 자동화가 어려운 부분이 많아 고용효과가 높기 때문입니다.
국내 휴대전화기의 경우에도 재제조 수량을 300만대로 가정할 때 연간 이익예상액은 약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토너 카트리지의 경우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에너지 및 자원은 원제품에 비해 80% 이상 절약되고 재제조 제품 생산을 통해 연간 150만~200만개 이상의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국가청정지원센터의 강홍윤 박사는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자원의 효율적 사용은 산업 경쟁력은 물론 국가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것"이라며 "그러나 일부 기업의 인식 부족과 법적 제도적 미흡, 기술부족 등으로 인해 재제조 산업이 아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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